고속도로 공공사업은 종종 사회문제를 일으키곤 한다. 통행량이 적은 곳에 고속도로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세금 문제가 대표적이다. 다리나 댐도 마찬가지다. 적자로 채산이 맞지 않는 것을 왜 만들려고 하는 걸까. 왜 그런 멍청한 결정을 할까. 그 이유는 고속도로 선정지를 결정하는 사람의 '책임'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 도로는 내가 만들었으니까 그 책임은 나 개인에게 있습니다'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하자. 다리든 댐이든 책임자의 이름이 크게 새겨진다면 간단히 결정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만약 자신이 댐을 만들어야 하고, 그 댐에 자신의 이름이 붙여진다면 진지하게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적당히 만들어서 사고라도 일어나면 자신의 이름에 먹칠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편견을 갖고 결정을 하게 되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내게는 책임이 없으니까'하는 무책임이다. 그런 결정은 대개 잘못될 경우가 많다. 진지하게 생각해서 정확히 결정하려고 하지 않아 날림 공사가 되기 때문이다.
올바른 결정을 하고 싶으면 먼저 '책임'을 져야 한다. 조직에서의 결정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결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심리학자 필립 테트록 박사 팀은 '책임을 지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결정을 하기 위한 방법이다'라는 것을 나타내는 실험을 했다. 이 실험에서 테트록 박사 팀은 60명의 대학생에게 어떤 인물의 이력서를 읽게 한 후 두 그룹으로 나누어 그 사람의 대학 채용 여부를 물어보았다.
한 그룹에는 '당신들의 결정으로 그의 채용이 결정된다. 나아가 그의 인생을 좌우할지도 모른다. 또 당신들이 어떤 결정을 했는지 이름을 적고 서명을 하게 된다'하고 책임감을 갖도록 지시했다. 다른 한 그룹에는 책임을 부여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당신들의 의견은 참고로 할 뿐이니 부담 갖지 말고 결정해라'하는 지시를 내렸다.
그 결과 책임이 있는 그룹의 사람들 쪽이 열심히 이력서를 읽고 그것을 통해 올바른 결정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자신에게 책임이 없으면 적당히 결정을 한다. 책임도 없는데 힘들게 생각해서 결정하려는 사람은 없다. 다른 집의 아이가 당신에게 진로 상담을 하러 왔다고 하자. 당신은 그 아이의 상담을 진지하게 받아줄까? 십중팔구 자기 자녀의 일만큼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혀 책임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개 적당한 충고로 얼버무리려고 한다.
결정할 때는 가능한 책임을 지도록 하자. 금연을 결심했다면 '만약 내가 금연에 실패하면 모두에게 술을 사지'하고 친구에게 약속을 해 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자기 책임감이 높아져서 필사적으로 결정을 지키려고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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