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신의 결정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그렇게 믿는데, 이것을 '과잉 확신 편향'이라고 부른다. 전혀 근거도 없는데 '내가 그렇게 생각하니까 맞을게 뻔해'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 과잉 확신 편향이다. '사비니란 무엇일까?' 하는 문제에 '고대 인도의 지명'과 '고대 로마의 지명'이라는 두 개의 보기가 제시되었다고 하자. 과연 정답은 어느 것일까?
대게 사람들은 답을 모를 것이다. 고대 세계 지리에 밝은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다. 정답은 '고대 로마의 지명'이다. 그런데 둘 중 하나를 고르게 한 후 어느 것이 정답인지 물어보면, 대다수의 사람은 자신이 고른 것이 맞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이 문제의 경우 두 개의 보기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것이고 답을 모르므로 자신의 정답률은 50퍼센트라고 예상하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대개의 사람은 자신이 맞출 확률을 60퍼센트 혹은 70퍼센트라고 생각한다. 과잉 확신 편향에 의해 판단이 일그러지는 것이다.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의 심리학자 애셔 코리아트 박사 팀은, 이러한 편견은 자신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목록으로 만들어봄으로써 감소될 수 있다고 한다. 코리아트 박사는 '사비니란 무엇일까?' 혹은 '지구에서 토성까지의 거리는?'하는 어려운 문제를 내고 두 개의 보기 가운데 답을 고르게 했다. 그러고 나서 '당신은 자신의 결정에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까?' 하고 물어보았다. 그리고 해답을 고를 때 그 이유를 정확하게 목록으로 만들어 생각하는 그룹과 그렇게 하지 않는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했다.
실험 결과, 자신이 왜 그것을 답으로 선택했는지 그 이유를 목록으로 만드는 그룹에서는 과잉 확신 편향이 3분의 1 이상 감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자신의 결정이 가장 훌륭하고, 또 정확하다고 믿는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 전부 틀린 것 같고 자신의 의견이 가장 멋진 것처럼 생각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편견에 불과하다. 결정을 할 때 이유를 목록으로 만들어보면 결정의 근거가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알 수 있고, 따라서 자신의 결정이 제일이라는 생각은 갖지 않게 된다.
비슷한 예로, 동전을 300번 던졌을 때 앞면과 뒷면이 어떤 비율로 나올지 예상하게 한 실험이 있다. 보통은 앞면과 뒷면이 150번씩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확률적으로도 그것이 타당할 것 같은데, 대개의 사람은 그렇게 예상하지 않았다. 앞면이 175회, 뒷면이 135회 하는 식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예상을 했다. 게다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자신의 예상이 맞을 것이라고 믿어버렸다. 결정을 내리는 것이 빠르긴 해도 늘 잘못된 결정이어서 후회를 하는 사람은, 결정을 할 때 자신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그 이유를 목록으로 만들어보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것도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앞쪽에 나온 정보일수록 중요한 정보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설명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실제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다음의 계산식을 보고 '합계의 숫자가 대략 얼마'일지 답을 말해 보자.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1×2×3×4×5×6×7×8=?
아마도 답이 대략 500에서 1,000 사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정답은 '40, 320'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직접 계산해 보면 알 수 있다. 이것은 유명 전문지인 사이언스에 발표되었던 문제다. 이 문제를 냈을 때 사람들이 생각한 답의 평균치는 '512'였다. '40,320'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수다.
왜 답을 이렇게 적은 수로 예상했을까? 그 이유는 처음 세 숫자인 '1 × 2 × 3'까지를 계산하고 거기에서 전체를 예상했기 때문이다. 즉 처음에 나온 숫자를 중시하고 후반의 숫자를 무시하기 때문에 예상한 답이 정답에서 크게 벗어나고 만 것이다. 자료가 열 개 있을 때, 사람들은 대개 처음 두세 개는 꼼꼼히 읽으려고 하지만 뒤로 갈수록 대충 읽는 경우가 많다. 애써 모아놓은 자료가 있어도 결정이 잘못되기 쉬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보를 정확히 읽고 그것을 바탕으로 결정을 하려고 할 경우에는, '처음 정보만을 보고 후반의 정보는 보지 않는다'는 잘못된 마음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것을 염두에 두고 주의하면 후반의 정보도 똑같이 중시하면서 올바른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 부사 직원의 보고를 일부만 듣고 그것을 결정을 하려는 상사가 많다. 그런데 부하의 보고를 끝까지 들어보면 다른 결정을 하는 편이 더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보와 자료를 꼼꼼히 모아놓았을 경우, 그것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면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눈에 들어온 최초의 자료를 중시할 것이 아니라 '전부 동등하게'중시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처음 자료만으로 결정을 내리면 뜻하지 않은 함정에 빠지게 되므로 주의하자. 자료의 순서를 바꿔 다시 한번 처음부터 확인하면 다른 결론을 이끌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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