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

답답한 성격 개선

by fruiter 2020. 9. 1.

스스로 박식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결단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광석화처럼 의사 결정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결정은 빠르긴 해도 잘못된 결정을 하기 쉬우므로 따라 하지 않는 편이 낫다. 뉴욕 주립대학의 칼멘 라덱 박사와 제임스 재커드 박사에 의하면 '나는 박식하니까'하고 자부하는 사람은 정보를 모으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정보는 과소평가하고 자신의 힘을 과신하기 때문이다. 아무런 근거 없이 결정을 내려버리니 올바른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것은 마치 주사위를 던져 결정하는 것과 똑같다. 

 

 

우유부단한 사람은 쉽게 결정하는 사람을 부럽게 생각하겠지만 만약 그 사람이 자칭 만물 박사라면 조금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결정은 빠를지 모르지만 결정의 질이 높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직관력이 뛰어나서 쉽게 결정을 내리는 사람 가운데 정말로 부러워해야 할 사람은 '자만심'이 없는 사람이다. 그들은 자신의 무지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정보 수집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래도 결단력은 빠르다.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심리학적으로는 정보 수집으로 정확한 판단을 하는 '분석'과 번득임에 의지하는 '직감'이 각각 50퍼센트씩 발휘될 때 가장 뛰어난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산업 심리학자인 하먼드 박사가 이끄는 연구 팀은, 한 실험에서 어떤 공사의 안정성을 결정할 때 다음의 세 가지 조건으로 그 결정의 유효성을 비교해 보았다. 

 

- 직관만으로 결론을 내리게 한다.

- 정보를 분석하여 결론을 내리게 한다.

- 직관력 50퍼센트, 분석력 50퍼센트의 방식으로 결론을 내리게 한다.

 

실험 결과 가장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직관과 분석의 비율을 50퍼센트씩 했을 때였다고 한다. 스스로 박식하다고 생각하면 '분석'이 소홀해져서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없다. 정보에만 의존하고 자신의 '직감'을 무시하는 것 역시 좋은 결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말로 좋은 결정을 하고 싶다면 직관력과 분석력을 절반씩 활용해야 한다. 물론 세상에는 정보보다는 직관적인 번득임이 요구되는 결단도 있고, 충분한 정보와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력 쪽에 무게를 둔 결단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이처럼 경우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필요한 것은 그 두 가지를 되도록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다.

 

 

 

 

성격을 개선하려면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결단력이 있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아서...'하는 막연한 이유라면 성격을 바꾸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좋다. 성격의 개선은 본인이 그것을 얼마나 원하는가에 달려 있다. '나를 변화시키고 싶다'와 같은 생각이 없다면 처음부터 도전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어차피 2~3일 안에 노력을 포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유부단하기 때문에 상사에게 계속 질책을 당하고, 애인에게 프러포즈를 할 수 없고, 친구들을 안달하게 만드는 등 본인에게 정말 중요한 문제가 없으면 '우유부단한 성격이 지긋지긋하다. 꼭 고치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 거꾸로 말하면 그런 간절한 생각이 있다면 요령을 부리지 않아도 성격은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다이어트와 금연의 성공도 본인이 얼마나 간절하게 적극적으로 실행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성격 개선도 마찬가지다. 본인에게 하겠다는 의욕이 없으면 어떤 방법을 써도 성공할 수 없다.

 

 

 

 

'꼭 우유부단한 성격을 고치고 싶은가?'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확실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면 성격 개선을 간절히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일부러 결단력을 높이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무의미한 시도는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어떤 성격이든 그것을 개선하려고 할 때 이유가 확실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심리학자인 로저 하거포즈는, 어떤 목표든 그것을 위해서 자신이 하는 행동의 이유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면 그 시도는 반드시 실패한다라고 말했다. 

 

 

 

 

나는 지금까지 여러 번 금연을 결심했지만 그때마다 실패했다. '담배는 몸에 좋지 않다'는 임상 자료를 봐도, 아내가 '담배 좀 끊어요'하고 잔소리를 해도 도저히 끊을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확실하다. 나 자신이 담배를 끊겠다고 간절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위에서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끊지 못하는 것이다. 

감기에 걸려 목이 아플 때나 머리가 어질어질할 때, 그럴 때만큼은 '금연할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2~3일 지나 감기가 나으면 그런 생각은 어딘가로 사라져 버린다.

 

우유부단함 때문에 고민한다면 진심으로 그 성격을 고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도록 하자. 어쩌면 우유부단한 성격에도 어떠한 장점이 있어서 그것 때문에 쉽게 개선하지 못하는 것을 수도 있다. 어떤 성격이든 장점은 있다. '급한 성격'도 찾아보면 일을 활동적으로 막힘없이 해나간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급한 성격을 개선하는 것은 일 처리가 늦어지는 인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따라서 성격 개선은 어렵다. 우유부단함을 고치고 싶을 때는 본인의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지금 이대로는 안 돼, 좀 더 결단력 있는 인간이 되자!'하고 절실하게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절실함이 없다면 성격 개선은 어렵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