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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시간을 정하는 습관의 엄청난 효과

by fruiter 2020. 8. 23.

 

결정 속도를 빠르게 하려면 시간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정해진 시간 안에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면 미련 없이 다음으로 넘어간다. 그런 전환을 하는 습관을 들이면 우유부단함을 고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업무 중의 전화 통화는 5분 이내로 끝낸다'라는 규칙이 있다고 하면, 친한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을 때도 업무 중이라면 "나중에 다시 걸게"하고 통화를 끝내는 것이다. 또 '자료 찾기는 5분 이내에 한다'라는 규칙은 원고를 쓰는 중에 꼭 참고하고 싶은 심리학 자료가 있거나 'OO책에 관련된 내용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자료는 5분 내에 찾는 것이다. 더 이상 시간이 지나면 찾아봤자 쉽게 찾아지지 않을 때가 많아서 시간 낭비만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리 자신의 행동에 걸리는 시간을 정해두면 막힘 없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규칙적으로 정해두면 따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무상 상담을 해야 할 때 우유부단한 사람에게는 '다음 주 목요일까지 답을 주십시오'하고 기간을 지정하면 상대방도 날짜를 지키도록 노력을 할 것이다. 최종 기일을 정한다는 의미에서 '데드라인 테크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은 대개 일단 시간이 정해지면 그 시간 안에 행동해야 한다는 각오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끝내지 않으면 절대로 다음 일을 할 수 없어'하고 생각하면 한 가지 과제에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이것은 비효율적이며 시간낭비의 원인이 된다. 이런 현상은 스포츠 경기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시간을 정해서 자신이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자. 배수의 진을 치면 자신도 놀랄 만큼 잠재 능력이 발휘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시간을 정하지 않고 시작한 일은 시간만 들고 효과를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애리조나 대학 경영학과의 루먼 벤슨 박사와 리 비치 박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과제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게 하는 실험을 했다. '당신은 구직자다.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고르라. 단 당신은 ①작은 회사, ②기획력으로 승부하고 싶다, ③관리받고 싶지 않다, ④사원 훈련을 확실히 해주었으면 한다, ⑤유급 휴가는 필요 없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이 조건 중에서 가장 적절한 회사는 어디일까?' 이 과제를 주기 전에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A. 짧은 시간안에 '이 회사가 적당한가'를 판단한다.

B. 시간은 무제한으로, 얼마든지 시간을 들여도 상관없다. 

 

 

 

 

이런 조건으로 의사 결정을 하게 한 결과, 제한 시간이 정해져 있는 A그룹 쪽이 결정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유부단한 사람은 시간이 무제한으로 주어졌다고 믿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느긋한 게으름뱅이'가 되고 말 것이다. 수학 문제를 풀 때는 '문제를 풀어보자'하는 식으로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이 문제를 1분 안에 풀어보자'하고 제한 시간을 정해야 한다.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질질 시간을 끌 게 뻔하다. '시간은 얼마든지 써도 좋아'라고 말하면 누구도 서둘러 해결하려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엄격하게 시간 설정을 해놓으면 문제를 풀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문제는 아무리 시간을 들여도 풀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시간이 충분해도 풀 수 없는 문제나 주제가 있다. 따라서 그런 것으로 고민하지 말고 다른 것을 하도록 하자. 영국의 경제학자 시릴 N. 퍼킨슨에 의한 '퍼킨슨의 법칙'에서 밝혀져 있듯이, 여섯 시간 걸리는 일도 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두 시간에 끝낼 수 있다. 물론 여섯 시간을 들였을 때만큼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나름대로 정리는 되는 것이다.

 

 

 

시간을 정해두는 생활 습관은 그 외에도 건강을 관리하는 부분과도 큰 연관성이 있다.

근력운동을 할 때는 목적에 따라 제한 시간을 달리해야 한다. 특히 근육의 크기보다 근지구력의 향상을 원할 때는 운동 사이 휴식 시간을 줄여야 한다. 근력운동을 할 경우 'O회 O세트'식으로 획수만 따지는 게 일반적인 방식인데, 횟수와 함께 시간을 정해놓으면 운동효과를 더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제한 시간이 없을 경우 스스로 늘어져 운동량을 채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휴식시간이 너무 길어질 경우 운동의 효과가 줄기도 한다. 

근육은 제한된 시간 내에 적절한 부하가 가해져야 발달한다. 세트 사이사이에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적절한 양의 자극이 전달되지 않아 운동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근력운동의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목적에 따른 무게와 목표 반복 횟수 외에 시간이라는 요소도 정말 중요한 것이다. '시간 내에 끝내기'와 같이 게임처럼 활용하면 성취감과 몰입감도 더 커지는 효과도 있으니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에도 시간이라는 요소는 중요하게 작용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저녁 7시쯤 마지막 식사를 하고, 다음날 아침 7시쯤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는 정도'의 식이조절 방법으로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생활의 균형을 잡아주고 생각보다 많은 과학적 근거가 담겨있는 건강한 생활 패턴을 만들 수 있다. 시간제한 다이어트는 직접적인 '칼로리'나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를 제한하는 형태의 식이조절 프로그램이 아닌 '간헐적 단식'과 같이 식사시간을 조절함으로써 다이어트 효과를 가지는 형태이다. 간헐적 단식은 단순한 칼로리 섭취 절감 효과 외에도 '지방분해', '인슐린 정상화', '각종 호르몬 분비'등의 추가적인 체중감량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먹는 시간을 정해두면 원래 먹던 만큼 못 먹겠지 하는 단순한 논리가 아닌 인간이 주도적으로 컨트롤할 수 없는 '자율신경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생체리듬을 조절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던 생체시계를 정상화시켜 건강을 찾고, 그 과정에서 누수되고 있던 '다이어트'에 대한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매우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접근방법인 것이다. 

'8~12시간 내에만 음식물을 섭취한다'와 같은 규칙은 아주 심플하지만 그 단순함 뒤에는 인간의 일일 바이오리듬에 따른 유전자, 세포, 호르몬, 분자 등과 같은 단순하지 않은 근거들이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다. 

 

 

신체의 리듬은 일련의 행동들을 위해 프로그래밍되어있다고 한다. 장기를 비롯한 수많은 세포 및 호르몬 등이 특정 시간에 작동하고 분비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이러한 자율신경계의 설계에 맞춰 생활할 때 모든 시스템이 원활하게 순환한다는 것이며, 이를 가장 이상적인 상태라고 본다. 하지만 이렇게 일상적이면서도 이상적으로 작동해야 할 중추신경계의 생체리듬이 불규칙한 생활 패턴 등으로 인하여 어긋나게 되면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작게는 피로감이나 불면증으로부터 시작해 비만과 당뇨 나아가서 암이나 알츠하이머 등과 같은 심각한 질병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불규칙한 수면 및 식사의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는 교대근무자 등의 건강상태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좋지 않은 지표를 가지고 있는 이유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인체의 중추신경계의 설계에서 벗어나는 생활패턴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라고 한다. 이런 생체리듬의 불균형은 교대근무자에 한해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며 늦은 시간 야식을 먹거나, 충분하지 못한 수면, 과음 등을 통해서도 자율신경계는 정산적인 가동범위를 넘어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꼬여버린 생체리듬과 생활의 균형을 찾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시간제한법인 것이다. 단순하게 음식을 덜 먹어서 살을 뺀다라는 개념이 아니라 중추신경계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균형을 회복하여, 누수되고 있던 건강상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며 이런 과정 중에 다이어트는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되는 효과인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의 수명도 무한대가 아닌 제한된 시간이라는 생각은 우리의 마음가짐에 즉각적으로 큰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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