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점에는 손님의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실내 장식에 '빨간색'을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빨간색을 보면 시간이 빨리 가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한 시간쯤 앉아 있었던 거 같은데 밖으로 나와보니 15분밖에 지나지 않았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가더 스메츠라는 심리학자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그는 참가자들을 시계가 없는 방에 들여보내면서 시계를 갖고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빨간 필터나 초록 필터 가운데 하나를 쳐다보면서 정해진 시간이 경과하면 '스톱'이라고 말하게 했다. 실험 결과 빨간색 필터를 보면서 시간을 센 사람들이 초록색 필터를 본 사람들에 비해 정해진 시간보다 빠르게 '스톱'을 외쳤다. 예를 들어 정해진 시간이 30초였다면 빨간색을 보게 했던 그룹은 26초 정도에서 스톱이라고 말한 반면, 초록색을 보게 했던 그룹에서는 30초를 상당히 초과한 후에 스톱이라고 말했다.
간단히 말해서 빨간색을 보고 있으면 시간의 흐름이 빠르게 느껴진다. 우유부단한 사람은 바닥, 천장, 벽을 온통 빨간색으로 칠해놓은 방에서 결정을 하면 빠르게 결단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상당히 시간을 들여 생각한 것처럼 착각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풀과 나무가 있는 '초록'환경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경과하는 것처럼 느낀다. 산에 캠핑을 가면 정작 시간은 그렇게 많이 경과하지 않았는데도 한참을 논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우유부단한 사람이 눈에 초록색이 많이 들어오는 곳에 있으면 그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
생각해보면 빨간색은 태양이나 불꽃의 색으로, 사람들에게 활력을 주는 색이다. 그런 색을 쳐다보면 결단력이 높아진다. 이 원리를 기억해 두면 다양한 아이디어로 우유부단함을 개선하는 요령을 생각할 수 있다. 책상에 빨간색의 종이나 시트를 붙이고 앉아서 일을 하면 같은 시간이라도 시간의 흐름이 빠르게 느껴질 것이다. 어항에 빨간색 금붕어를 사다 넣고 그것을 보면서 의사 결정을 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고, 새빨간 튤립을 보면서 일을 결정하는 것도 좋다. 적어도 심리학자라면 이런 소도구를 적절히 사용하면서 결정을 하도록 권할 것이다. 머리카락을 빨갛게 염색하고, 빨간 재킷을 입고, 빨간 구두를 신고, 빨간 자동차를 타고, 빨간 토마토를 먹고.. 이렇게까지 하면 아무리 우유부단한 사람이라도 시간의 흐름에 민감해져서 짧은 시간에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레드 드레스 효과'라는 말이 있다. 이는 빨간 드레스를 입은 사람들이 다른 색의 옷을 입는 것보다 성적 매력이 더 어필된다는 현상을 뜻하는데, 젊은 남성 참가자 96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했다. 한 여성의 사진을 옷 색깔만 바꿔서 차례로 보여준 뒤 매력의 정도를 점수로 채점을 한 결과 빨간색 옷을 입었을 때 매력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빨간색이 상대방에게 호감도 및 성적 매력까지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남성들은 빨간색 옷을 입은 여성에게 접근하면 '거절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옷 뿐만 아니라 붉은 입술도 이성에게 더 매력적으로 어필이 된다는 과학적인 연구결과도 있다. 분홍색 립스틱과 비교를 했을 때 남성의 시선이 머문 시간이 각각 6.7초와 7.3초로 빨간색 립스틱이 더 긴 시간을 보게 한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붉은 입술의 여성일수록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을 많이 분비함으로 남성들이 본능적으로 더 끌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행동 심리학자들이 붉은색을 지속적으로 연구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붉은색이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분석 플랫폼 키스 메트릭스는 색상이 사람들의 구매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이 쇼핑을 할 때 시각적인 부분을 다른 사항보다 더 우선시했다.
통계에 따르면 소비자의 93%는 제품의 외관, 6%는 질감, 그리고 1%는 소리나 냄새에 영향을 받는다. 색상은 브랜드 인지도를 최대 80%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브랜드 인지도가 소비자 신뢰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이 유의해야 하는 부분이다. 붉은색은 소비자의 심박수를 증가시키고 구매를 절박하게 만든다. 이는 이월 상품 판매 시 종종 목격되는 장면이기도 한데, 강렬한 색상으로 인해 주변인들의 주의를 끌고 자극시키도록 만드는 것이다.
원래부터 빨간색은 '열정'과 '생명력'을 상징하는 색이었으며 무기력하거나 우울한 기분이 들 때 빨간색을 잘 활용하면 신체의 활력과 행동력, 에너지 등을 깨울 수 있는 효과가 있고, 성적 욕망을 불태우는 색이기도 해서 특히 권태기를 겪는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도 적절한 활용은 아주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썸남 또는 연인을 만나는 날 유혹의 컬러 빨간색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빨간색 외에 다른 색상들도 심리학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다. 파란색은 주로 기업이나 은행에서 보안 및 신뢰의 감각을 어필할 때 사용되며, 주황색은 공격적인 특징으로 인해 판매나 구매, 구독 같은 행동을 취하도록 만들 때 활용된다. 분홍색은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느낌으로 인해 어린 여자아이들과 여성을 타깃으로 한 상품 판매에 주로 쓰인다. 그리고 녹색은 부와 연관성이 있으며 상점에서는 휴식을 목적으로 하는 일에 많이 사용된다. 보라색은 소비자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노화방지 등의 미용 제품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 블랙은 고급 제품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매끄럽고 강력한 색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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