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엽기떡볶이, 매운 짬뽕, 불족발 등 한국인들은 매운 음식을 참 좋아한다.
한국인이 이렇게 매운음식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뭘까?
우리 역사속에서 매운맛을 내는 '고추'가 처음 등장하게 된 것은 1614년에 이수광이 편찬한 한국 최초의 백과사전인 '지봉유설'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자신들이 고추를 전달했다고 이야기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근거가 없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외국에서 들어온 이 고추가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식자재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수요의 변화'인데 먼저 고추의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 중에 하나는 고추와 연관이 된 재화를 먼저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연관재란 서로 대용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재화(대체재와 보완재가 있다)를 뜻한다. 가장 대표적인 보완재라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쌀이다. 우리가 주식으로 하는 쌀의 보급이 보편화되고 많이 되면서 쌀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반찬들과 식자재가 많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특히 조선 후기에는 쌀의 보급이 급속도로 늘 수밖에 없었던 여러 이유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이양법의 도입이다. 이양법의 도입으로 쌀의 생산성이 극대화되는 계기가 되어 쌀밥이 우리의 식탁 위에서 주식으로 자리 잡는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그리고 쌀로 세금을 대납하는 조세제도인 대동법도 한몫을 하면서 쌀의 생산량은 더욱더 비약적인 증가를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쌀의 보완재로 볼 수 있는 고추 또한 그 생산량과 수요가 덩달아 증가했다는 기록들이 있다.
주식인 쌀밥 만으로는 부족 할 수밖에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외의 것들이 발달하게 된다. 먹는 것 자체가 풍부한 나라는 음식도 단순한데 반해 주식이 풍부하지 못해서 양념류가 발달하게 되는 경우다. 서민들에게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았던 조선시대의 배경을 바탕으로 이런 식욕을 자극하는 매운 문화가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음식전쟁 문화전쟁'의 지은이 주영하 교수는 80년대 후반부터 한국인의 음식은 점점 더 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음식 기호라는 것은 개인의 취향보다도 식품업체의 전략이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한국인은 매운맛을 즐긴다는 자신감을 부추기는 광고·마케팅이 지속적으로 계속되어왔으며, 한국인의 입맛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 분위기도 매운맛을 선호하게된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는데, 요즘에 유행하는 매운맛은 일단 맵게만 만들면 승부를 할 수 있다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기 침체, 정치적 무기력감 등 바닥을 기는 사회 분위기가 자극적이고 매운맛을 원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본래 남미가 원산지인 고추가 전 세계로 퍼져가는 과정을 살펴보면 사회 변화가 심하고 스트레스가 심한 지역이, 화이트칼라 계층보다는 육체노동을 주로 하는 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고추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또한 실제로 경기 불황이 극심할수록 매운맛에 대한 소비가 높아졌다. 이는 많은 대중들이 경기불황에 대한 스트레스를 매운맛을 통해 풀어왔다는 것이다.
이런 통계를 토대로 보면 우리 민족이 꾸준하게 매운맛을 사랑해왔다는 사실이 조금은 서글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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